농촌 ‘특정빈집’ 방치땐 이행강제금...정비탄력 ‘기대반’ 실효성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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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09회 작성일 24-09-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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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빈집을 방치한 소유자에게 일종의 과태료로 연 최대 1000만원을 부과하는 제도가 7월 시행된다. 빈집 정비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7월3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은 ‘특정빈집’ 소유자가 철거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1년에 2회 이내 범위에서 반복 부과할 수 있게 된다. ‘특정빈집’이란 ▲안전사고와 범죄 발생 ▲위생상 유해 ▲농촌 경관 훼손 등의 우려가 있어 누군가 지자체장에게 신고한 농촌 빈집을 말한다. 지자체장은 ‘특정빈집’ 소유자에게 철거·개축·수리를 명령할 수 있다. 이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자체가 직권으로 빈집을 철거할 수 있는데, 문제는 까다로운 행정절차 때문에 철거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행강제금 제도는 지자체의 직권 철거 이전에 소유자의 자발적 빈집 정비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국회가 지난해말 ‘농어촌정비법’을 개정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농식품부는 이 제도를 통해 전국 6만6000개(2022년 기준)에 달하는 농촌 빈집 문제가 다소나마 해소될 걸로 기대한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도시 빈집에 대해선 타 법에 근거한 이행강제금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분쟁 소지 등이 있어 실적은 저조했다. 2022년엔 단 한건의 이행강제금도 부과되지 않았다. 농촌 빈집도 같은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이번 이행강제금이 농촌의 모든 빈집이 아니라 ‘특정빈집’만 대상인 점도 한계다. 전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 2000개 정도의 빈집이 있지만 ‘특정빈집’ 신고가 들어오는 빈집은 연간 15개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이행강제금도 관광지나 마을 초입 등 일부 빈집만 영향을 받을 뿐 다수의 농촌 빈집 정비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에선 과태료 성격의 이행강제금이 아니라 조세제도로서 ‘빈집세’를 운영한다. 프랑스·영국·캐나다가 대표적이다. 11일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프랑스의 빈집세 관련 입법례’에 따르면 프랑스는 국가 차원의 ‘빈집 연간세금’과 지자체 차원의 ‘빈집 거주세’를 운영한다.

‘연간세금’은 주택난이 심한 지자체에서 1년 이상 가구가 비치되지 않은 빈집에 부과된다. 과세표준(빈집 임대료)의 34%를 빈집 소유자·임차인에게 물린다. ‘거주세’는 연간세금이 적용되지 않는 지자체에서 2년 연속 비어 있는 주거용 빈집에 부과한다. 과세표준에 18%의 세율이 적용된다.

빈집세는 대부분 빈집에 적용되고 다른 빈집 정비 제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게 장점이다. 강명원 국회도서관 외국법률정보과 법률자료조사관은 “이행강제금은 교부금처럼 지자체가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반면 프랑스 빈집세는 목적세로 빈집 추적관리시스템 도입 등 빈집 문제 개선에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로서 안착하면 저항이 적은 점도 빈집세의 특징이다. 강 조사관은 “이행강제금은 징벌적 성격으로서 국민 저항이 크고 법적 분쟁 우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프랑스의 조세 부담 수준이 다른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빈집세를 차후 빈집 관련 법률을 개정할 때 참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